수원 드라이브코스 편하게 즐기는 방법

주말 오후 수원화성 주변을 지나다 보면 성곽이 멋져서 차를 세우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면 좁은 길과 보행자 때문에 어디에 멈춰야 할지 고민스럽다. 수원 드라이브코스는 화성 일대에서 한 번, 광교호수공원에서 한 번 차를 세우는 식으로 잡으면 한결 편하다. 차창 밖 풍경을 즐기고 잠깐씩 걸을 수 있는 오후 코스를 소개한다.
출발은 화성행궁, 걷는 시간부터 정한다
첫 목적지는 화성행궁이다. 행궁 주변에는 성곽과 골목, 카페가 모여 있어 차에서 내린 직후부터 수원에 왔다는 느낌이 난다. 화성행궁 주차장에 차를 두고 행궁 광장 쪽으로 걸으면 된다. 주말에는 주차 대기나 주변 도로 정체가 생길 수 있으니, 점심 직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는 편이 여유롭다.
행궁 내부까지 둘러보려면 이곳에 한 시간 이상을 잡고, 가볍게 걷고 싶다면 광장과 행궁동 골목만 돌아봐도 좋다. 행리단길의 가게들은 길을 따라 붙어 있지만 주변이 생활 공간이기도 하다. 마음에 드는 카페가 보여도 골목 안에서 주차 자리를 찾기보다는 차를 세워 둔 곳에서 걸어가는 편이 수월하다.
여기서 선택지가 하나 생긴다. 화성행궁을 충분히 즐겼다면 다음 장소인 화홍문까지 차로 이동하면 되고, 걷는 걸 좋아한다면 행궁 주변 산책에 시간을 더 써도 된다. 이 코스는 모든 명소를 빠짐없이 찍기보다, 차를 세운 뒤 마음에 드는 풍경에 오래 머무는 쪽이 잘 어울린다.
화홍문에 차를 세우고 방화수류정까지 걷는다
화성에서 두 번째로 들를 곳은 화홍문이다. 화홍문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물길을 품은 화홍문과 방화수류정, 용연을 한 번에 둘러보기 좋다. 수원시 관광 안내에서도 화홍문에서 방화수류정과 용연으로 이어지는 동선을 소개한다. 세 장소가 가까워 차를 여러 번 옮길 필요가 없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든다.
화홍문 아래로 흐르는 수원천을 보고 성곽 쪽으로 올라가면 풍경이 조금씩 달라진다. 용연 옆에서는 연못 너머로 방화수류정을 바라볼 수 있다. 걸음이 느린 사람과 함께라면 이 구간에 40분에서 한 시간 정도를 잡으면 사진도 찍고 쉬어 갈 여유가 있다. 해가 낮아질 무렵에는 성벽의 색이 부드럽게 보여 낮 산책과는 또 다른 분위기가 난다.
근데 이 일대는 차로 성곽을 따라 계속 달리는 장소라고 생각하면 아쉬울 수 있다. 차가 다니는 길과 사람이 걷는 길이 나뉘어 있고, 골목도 복잡하다. 운전할 때는 내비게이션에 화홍문 공영주차장을 목적지로 찍고, 풍경은 주차한 다음 천천히 보는 편이 낫다. 밤에 들른다면 조명이 켜진 방화수류정과 용연을 보는 재미도 있다.
광교호수공원에서 드라이브의 끝을 잡는다
화성의 낮은 성곽 풍경을 봤다면 다음은 광교호수공원이다. 화성 일대에서 광교로 넘어가면 오래된 도심 골목과 호숫가의 넓은 풍경이 대비돼 같은 수원 안에서도 기분이 바뀐다. 이동 시간은 출발 지점과 교통량에 따라 달라지니, 해 질 무렵을 맞추고 싶다면 길 찾기 앱에서 예상 시간을 확인하는 게 좋다.
광교호수공원은 원천호수와 신대호수, 두 호수 주변으로 산책로가 이어진다. 처음 가는 사람이라면 원천호수 쪽 제1주차장을 목적지로 정하면 동선을 잡기 쉽다. 좀 더 조용히 걷고 싶다면 신대호수 쪽 제3주차장을 선택할 수도 있다. 수원시 안내에 따르면 제1·2·3주차장은 모두 24시간 운영하며 카드로 결제한다. 안내된 요금은 최초 60분 무료, 이후 10분마다 100원이고 하루 최대 4,000원이다. 방문 전에 요금이 바뀌었는지만 확인하면 예산을 가늠하기 편하다.
호수에서는 전 구간을 다 걸으려 욕심낼 필요가 없다. 차에서 내려 물가를 따라 20~30분만 걸어도 앞서 본 성곽과는 다른 탁 트인 느낌이 든다. 저녁을 먹을 계획이라면 산책 시간을 짧게 잡고, 야경이 목적이라면 해가 진 뒤 호수 주변 불빛을 볼 시간을 남겨 두면 좋다.
세 곳을 묶을 때는 시간을 넉넉하게
동선은 화성행궁, 화홍문·방화수류정, 광교호수공원 순서가 자연스럽다. 행궁에서 한 시간 안팎, 화홍문 주변에서 40분에서 한 시간, 호수에서 30분 이상 머문다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에 주차와 이동, 식사 시간을 더하면 반나절 코스로 잡는 편이 편안하다. 차 안에만 있는 드라이브를 원한다면 행궁과 화홍문 중 한 곳만 골라 내려도 괜찮다.
- 오후 산책이 좋다면 행궁을 먼저 걷고, 해 질 무렵 화홍문을 지난 뒤 광교로 이동한다.
- 야경이 목적이라면 화홍문 또는 광교호수공원 한 곳에 저녁 시간을 넉넉히 배분한다.
- 주말에는 주차장 대기와 도심 정체를 고려해 일정 사이에 여유 시간을 둔다.
수원은 한 번에 길게 달리는 곳이라기보다, 운전하다가 차를 세우고 풍경의 결이 달라지는 순간을 만나는 도시 같다. 성곽 옆 물길을 본 뒤 호숫가의 밤공기를 쐬고 돌아오는 정도면 주말 오후가 꽤 풍성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