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부여행 처음이라면 동선부터 짜는 방법

미국 서부 지도를 펼쳐 놓으면 가고 싶은 곳이 금세 늘어난다. 로스앤젤레스, 라스베이거스, 그랜드캐니언에 요세미티까지 표시하고 나면 이동 시간이 생각보다 길다는 걸 알게 된다. 미국서부여행은 명소를 몇 군데 넣느냐보다, 운전하고도 그곳을 즐길 시간이 남느냐가 더 중요하다.
도시와 자연을 하나씩 골라 동선 만들기
처음 가는 7박 8일 여행이라면 로스앤젤레스로 들어가 라스베이거스에서 나오는 동선이 편하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이틀을 보내고, 라스베이거스로 이동해 이틀을 머문다. 그다음 그랜드캐니언 사우스림 근처에서 하루 자고 라스베이거스로 돌아와 남은 이틀을 보내는 식이다. 항공편이 맞는다면 출발지와 귀국지를 다르게 잡아 마지막 날 로스앤젤레스까지 되돌아가는 운전을 줄일 수 있다.
이 일정은 로스앤젤레스의 바다와 거리 풍경, 라스베이거스의 야경, 그랜드캐니언의 자연을 두루 경험할 수 있다. 대신 도시 사이를 옮기는 날에는 관광지를 여러 개 넣지 않는 편이 좋다. 지도에 표시되는 운전 시간이 4~5시간이어도 식사, 주유, 교통 체증이 더해지면 하루의 상당 부분이 지나간다.
요세미티나 샌프란시스코까지 꼭 가고 싶다면 여행 일수를 늘리거나 다른 장소를 덜어내는 게 낫다. 특히 요세미티는 공원 입구에 도착한 뒤에도 목적지까지 이동 시간이 걸린다. 사진 한 장 찍고 다음 도시로 떠나는 일정이라면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숙소는 관광지보다 다음 날 출발 방향으로 고르기
숙소를 고를 때는 하루 숙박비만 비교하기 쉽다. 그런데 미국 서부에서는 주차비와 이동 시간이 체감 비용을 크게 바꾼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가려는 장소와 가까운 지역을 먼저 고르고, 주차가 필요한지 확인하는 편이 좋다. 도시가 넓어서 저렴한 숙소를 잡아도 매일 길에서 시간을 쓰면 이득이 줄어든다.
그랜드캐니언은 가능하면 사우스림 안이나 인근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일정이 여유롭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당일 왕복으로 다녀오면 이른 아침부터 오래 운전해야 하고, 막상 전망대에서는 시계를 보게 된다. 근처에서 자면 해가 기울 때와 다음 날 아침의 풍경을 모두 볼 수 있다. 미국 국립공원관리청에 따르면 사우스림은 연중 방문할 수 있지만, 겨울에는 일부 시설 운영과 도로 상태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
라스베이거스 호텔은 예약 화면의 객실 요금에만 시선을 두지 말자. 숙박 시설에 따라 리조트 요금과 주차 요금이 별도로 붙을 수 있다. 결제 직전 표시되는 총액을 비교하면 예상 밖 지출을 줄일 수 있다.
렌터카 비용은 차값보다 총액으로 계산하기
렌터카를 예약할 때는 기본 요금에 보험, 추가 운전자, 편도 반납 요금이 포함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공항에서 빌리고 다른 도시에서 반납하는 일정은 편하지만, 편도 요금이 붙을 수 있다. 항공권과 렌터카 총액을 함께 놓고 비교해야 어느 동선이 유리한지 보인다.
운전 중에는 주유소를 만났을 때 연료를 넉넉히 채우는 편이 마음 편하다. 도시 밖으로 나가면 다음 주유소까지 거리가 길어지는 구간이 있다. 휴대전화 신호가 약한 곳에 대비해 지도도 미리 저장해 두면 좋다. 하루 운전 시간을 빽빽하게 잡기보다 점심과 휴식 시간을 일정에 넣어 두는 게 실제 여행에 가깝다.
식비도 도시마다 다르다. 아침은 간단히 먹고, 점심이나 저녁 중 한 끼에 예산을 더 쓰는 방식이 부담을 덜어준다. 숙소에 냉장고가 있다면 물과 간식을 미리 준비해 장거리 이동 때 꺼내 먹을 수 있다.
출발 전에는 입국 서류와 공원 운영을 확인하기
한국 여권으로 관광을 가는 경우,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 이용 조건에 해당한다면 출발 전에 전자여행허가인 ESTA 승인을 받아야 한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은 여행 예약 시점에 신청할 것을 권한다. 여권을 새로 발급받았다면 기존 승인으로 여행할 수 있는지도 다시 확인해야 한다.
국립공원 운영 방식도 방문 시기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자이언 국립공원은 셔틀 운행 기간에 주요 협곡 도로로 개인 차량을 몰고 들어갈 수 없다. 요세미티의 입장 예약 여부 역시 해마다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여행 직전 미국 국립공원관리청의 공원별 안내에서 도로, 셔틀, 입장 조건을 확인하면 현장에서 일정을 바꾸는 일을 줄일 수 있다.
그랜드캐니언에서는 전망대 주변 산책만 해도 충분히 인상적이다. 협곡 아래로 내려가는 길은 돌아올 때 오르막이 되고, 여름에는 안쪽이 훨씬 더울 수 있다. 긴 하이킹을 계획하지 않았다면 무리해서 아래로 내려가기보다 물을 챙겨 림을 따라 천천히 걷는 편이 낫다. 미국 서부의 풍경은 이동하는 동안에도 계속 달라진다. 하루에 한 장면쯤 오래 머물 여백을 남겨두면 그 변화가 더 또렷하게 기억된다.
